제주외국어고등학교 이O희
안녕하십니까? 2024년 1월 14일부터 28일까지 센다이 이쿠에이 고등학교에서 2주간 단기 어학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고등학교 3학년 이O희입니다. 본래 고등학교 3학년은 어학연수 참가 대상이 아니지만, 일본 고등학교를 직접 체험하면서 일본 문화를 직접 느껴보고 여러 학문을 일본어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자 직접 참가를 부탁드리게 되었습니다.
이번 연수에서 가장 크게 기억에 남은 때는 학교가 끝난 후 방과 후에 친구들과 같이 센다이 역 주변에서 놀았던 시간입니다. 학교 첫날에는 서로 어색하고 서먹하기만 했던 관계가 발전하여 같이 즐거운 시간을 공유할 정도의 사이가 되었다는 것이 느껴져 정말 기뻤던 순간이었습니다. 같이 사진을 찍으러 가고 게임 센터에서 같이 게임을 즐기면서 느껴지는 ‘함께함’이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진을 찍고 나서 먹은 크레이프는 또 얼마나 맛있던지, 함께 맞춘 키링은 또 얼마나 귀엽던지, 좋았던 일들을 다 세기엔 손가락이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생애 처음으로 방문한 일본의 가라오케. 한국보다 비용이 들기는 했지만 방 안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일본 노래를 부르고 친구들과 신나게 즐겼던 그 시간이 저에게는 가장 좋았던 일인 것 같습니다.
연수 중 저는 생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맞이하는 생일은 매우 특별했습니다. 부모님께도 연락드려 축하를 받고 여러 친구들에게도 축하 인사를 받았지만,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호스트 패밀리로부터의 축하였습니다. 홈스테이 신청서에 적어놓은 저의 생일을 기억해주시고, 케이크와 꽃을 준비해주셨습니다. 아주 귀엽고 맛있는 케이크와 제가 좋아하는 핑크색의 꽃을 주셨을 때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아직 같이 지낸 날이 많지 않고 제가 부족한 점이 많았을 텐데, 이렇게 같이 만난 인연을 기쁘게 여겨주시고 저의 생일도 축하해주신 것이 정말 감사했습니다.
일본에 와서 먹은 음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바로 ‘타코야끼’입니다. 사실 작년 일본에 방문하였을 때 먹기도 하였지만, 그때와는 다른 타코야끼의 맛이었습니다. 이번 타코야끼는 저와 룸메이트가 같이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직접 돌려서 타코야끼를 만들고 소스를 뿌려서 먹어보니 정말 맛있었습니다. 스스로 하나하나 열심히 만들어서 먹으니 사서 먹는 것과 다르게 더 맛있는 맛이었습니다. 호스트 패밀리 분들께 이렇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다시 한 번 전달하고 싶습니다.
일본 학교는 저에게 있어서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부활동으로 다양한 활동이 있고, 활발한 친구들과의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는 장소라고 늘 생각해왔고, 동경해왔고, 원해왔던 곳이기 때문에 일본 학교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제 평생의 소원을 이룬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에 일본 학교를 다니면서 저는 늘 행복했습니다. 물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수업을 듣게 되니 다소 피곤하긴 하였습니다. 일본 고등학교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여기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내용을 복습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 일본어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험이었습니다. 예전부터 일본 유학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유학생활을 경험할 수 있었기때문입니다. ‘만약 내가 고등학교를 일본에서 다녔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힘든 것도 있겠지만 선생님들이 모두 친절하시고 수업도 재밌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친구들도 모두 상냥하고 착해서 2주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고, 친구들과 두루두루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러 부활동의 모습을 보면서 다양한 진로와 꿈을 향해 나아가는 친구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정말 기뻤고, 학교도 매우 근사해서 2주간 정말 멋진 기억을 잔뜩 만들고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체험한 것에서 다도 체험은 빠질 수 없습니다.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에서만 보던 다도를 직접하게 되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체험 중 다리는 좀 아팠지만 평화로운 다도 정신과 침착함과 고요함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일본의 와가시도 먹어보고 말차도 직접 저어서 먹어보는 귀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로에게 감사와 예를 표하며 시간을 보내고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겨있음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일본’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다도 체험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연수 중 무려 일본의 3대 절경 중 하나인 마츠시마를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마츠시마 방문 날에 하늘이 매우 파랗고 날씨가 정말 좋아서 마츠시마를 느끼고 사진 찍고 구경하는 데에 부족한 점이 하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넓은 바다와 깨끗한 하늘, 재밌는 자세로 서있는 나무들과 다양한 모양의 섬들은 대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함과 더불어 황홀함도 느껴지게 했습니다. 그리고 직접 섬을 걸어보면서 마츠시마의 아름다움을 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일본에 도착했을 때에는 2주가 언제 다 갈까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금방 지나갔습니다. 호스트 패밀리와 친구들과 친해지는 도중에 돌아가게 되어 정말 아쉽습니다. 학교 체험도 더 오래하고 싶었고 여유있게 센다이 시내를 돌아다니고 싶었습니다. 수업에 더 집중할 걸, 먼저 말을 걸어볼 걸, 더 소중히 시간을 보낼 걸이라는 생각이 가득하지만 앞으로 남은 날동안 이러한 후회보다는 재밌는 추억을 쌓을 미래와 앞으로 만들어갈 우리의 관계를 더 생각하려고 합니다. 센다이에서 정말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갑니다. 메이메이, 아리아리, 유키유키, 미오, 사쿠라, 니지카, 미리나, 카호, 유카, 사키, 외국어코스의 모두들 너무 고마워. 메구미 상, 준 상, 츠바사 상 모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유학원 선생님, 곽영숙 선생님과 윤혜정 선생님께도 감사 인사 전하고 싶습니다.
저에게 일본 센다이란, ‘안경’입니다. 어렴풋 했던 일본의 문화, 언어, 경치, 생활들을 뚜렷히 보여주었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 넘어지지 않도록 도와줄 소중한 추억과 기억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 안경을 계속 쓰고(센다이에서의 시간을 잊지 않고), 센다이에서의 관계와 기억을 소중히 이어나가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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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1 13:10